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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 탐방과 추천

[간단 사케정보] 주조호적미 - 사케만을 위한 쌀

by 멜레시오 2025. 1. 31.

 

<주조호적미란?>

사케 추천 글을 쓰다 보면 사케의 이름에도

  • "야마다니시키(山田錦)"
  • "고햐쿠만고쿠(五百万石)"

이런 식으로 이름들이 들어가 있다. 

 

이 이름들은 사케 양조시 사용한 쌀의 종류를 표기한 것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마치 

 

"임금님 쌀 생막걸리" 이렇게 표시해놓은 것과 같다. 

 

주조호적미가 뭐길래 사케 이름에 까지 이런걸 표시해둘까?

 

 

 

<사케는 쌀이 매우매우 중요하다>

 

약간의 어폐는 있지만

 

사케는 맛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있어서 거의 4-5가지가 전부를 결정한다. 

  1. 입국 - 쌀의 전분을 당으로 바꾸어준다
  2. 효모 - 당을 알코올로 바꾸어준다
  3. 온도

 

어떻게 보면 복잡하지만 (양조 과정에 대해서는 다음에 또 글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많관부)

 

사실 인간이 개입해서 맛을 의도적으로 바꾼다기보다

 

좋은 쌀/물과 좋은 입국, 그리고 최고의 효모를 아주 정성스럽게 케어해서 (물론 이 과정이 아주아주아주 정성스럽다. 초단위로 통제한다고.)

 

이것들이 결정해주는 맛을 가장 이쁘게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이 사케의 양조과정이다. 

 

 

그러니 쌀과 물, 원재료가 맛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상당하다. 

 

그런데 우리는 쌀의 전분은 당이 되지만, 쌀의 단백질아미노산이 되고 물의 미량 미네랄효모의 젖산 생산을 유발한다. 

 

거기에 일반적으로 우리가 밥을 할 때 먹는 쌀은 심백-가운데의 하얀 심 부분-을 남기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90-95%의 약간의 정미를 거치지만, 

 

사케는 대부분 50%대, 유명한 닷사이23 같은 경우는 23%까지 (즉 쌀의 77%를 버린다!) 정미한다. 

 

슬쩍 봐도 가운데 하얀 부분, 심백이 보이는가?

 

그 이유는 가운데의 심백만을 최대한 남기고자 함이고, 

 

심백만이 남으면 전분만이 남기 때문에 잡미가 생기지 않는다 (쌀의 단백질, 미네랄, 지방 을 깎아내기 때문이다)

 

거꾸로 현미가 몸에 좋은 이유는 이런 단백질, 미네랄, 지방이 남기 때문. 

 

근데 이런것들이 사케에는 도움이 안된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주조호적미.

 

 

<주조호적미의 종류>

 

주조호적미는 그 종류가 수십종에 달한다. 

 

위에 4종, 야마다니시키, 고햐쿠만고쿠, 미야마니시키, 오마치는 4대천왕 같은 느낌이다. 

 

다 외울 수 없어도,

 

최소 여기 적힌 것들의 이름만 눈에 발라두면

 

어디가서 "아 이거 주조호적미 이름이네"하고 아는 척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1. 야마다니시키(山田錦): "주조호적미의 왕". 역사도 오래되었다. 재배가 상당히 까다로워서 가격이 상당하다고 한다. 그래도 맛있으니 되었다. 효고현에서 나는 것을 최고로 친다.

 

2. 고햐쿠만고쿠(五百万石): 니가타현의 대표 주조호적미. 맛도 좋은데, 재배가 좀더 쉬운편이라고.

 

3. 미야마니시키(美山錦): 나가노현에서 주로 재배되는 추운지역에서도 잘 자라는 품종.

 

4. 오마치(雄町): 야마다니시키의 조상 품종. 귀한 친구라고 한다. 

 

**여기까지 4대장이다. 

 

5. 핫탄니시키(八反錦): 히로시마 지역에서 주로 사용되는 품종, 상큼하고 톡 쏘는 맛.

6. 데와산산(出羽燦々): 야마가타현. 깨끗하고 섬세한 맛.

7. 아키타코마치(秋田小町): 아키타현. 부드럽고 달콤한 맛.

8. 히토고코치(ひとごこち): 나가노현

9. 와타리부네(渡船): 야마다니시키의 교배종

10. 아이야마(愛山): 효고현

11. 규슈와카바(九州若葉): 규슈 지역

12. 시즈카리(静香里): 시즈오카현

13. 야마후(山風): 후쿠시마현

14. 기타노카이세(北の海星): 홋카이도

15. 류센(龍泉): 나가노현

 

 

일본 아니랄까봐, 

 

주조호적미의 호적이다. (계보도)

 

이런 것 까지 만들어가며 먹는 오타쿠 정신 장인 정신을 높이 산다. 

 

 

 

전국의 모든 사케양조장이 야마다니시키를 사용하면 좋겠지만

 

사케나 우리나라 막걸리 등은 쌀의 사용량이 어마어마 하다. 

 

(쌀은 와인의 포도와 다르게 직접 당분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

 

(그래서 예전엔 양조를 아예 금지하기도 했다. 못살던 시절)

 

 

그 비싼 쌀을 50% 이상씩 깎아내면서 양조를 하면 비용이 감당이 안되니

 

맛도 좋고, 재배도 잘되는 쌀을 찾아 저렇게 교배를 시켜서 다양한 지역 품종을 개발해나가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언젠가 막걸리용 쌀을 개발할 날이 올까..? 

 

기대해본다.

 

 

 

이제 사케 먹을 때, 이름에서 주조호적미를 보고 기억해보자.

언젠가 마시기만 해도 오 이거 오마치인가? 하는 경지에 올라보도록 하자.